사색/독서

32. 여행하는 나무 / 2011년 6월

썬이글 2011. 6. 5. 20:41

지은이 : 호시노 미치오

옮긴이 : 김욱

출판사 : 갈라파고스

개   요 : 에세이 / 304쪽

 

 

또 다시 호시노 미치오다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에서 그를 충분히 접했지만,

그랬기에 이 책의 첫장을 펴 드는 마음은 설렜다

 

막연히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미국의 49번째가 되는 州로만 알고 있던 알래스카..

 

그 알래스카를 겉모습이 아닌

숨쉬고, 밥먹고,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으로 그려낸 사람이 바로 호시노 미치오다

 

[알래스카, 바람...]에서는 그의 주옥같은 사진과 함께 글을 접했다면

이 책 [여행하는 나무]에서는 마치 편지, 일기 같은 글만을 접하게 된다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마치 그의 사진도 함께 보는듯 광경이 펼쳐진다

 

그는 알래스카를 정말 사랑했고

그 사랑으로 사진도 찍고, 글도 썼기에

이렇게 후대의 독자가 그 느낌을 고스란히 받는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그의 자연에 대한 사랑, 알래스카에 대한 사랑이 나를 붙들었음은 물론이다

 

그의 글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모든 생명에게는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는 강인함이 있습니다

또 너무나 쉽게 사라지는 연약함도 있습니다

나는 생명이 가진 그 연약함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합니다

 

나는 이 구절을 읽고서야 왜 그에게 끌리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척박한 극북이 주는 강인함때문이 아니라 그 속의 연약한 생명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한다지 않는가

이렇게 따뜻할 수가...

 

그는 자신의 인생도 이렇게 따뜻하게 어루만진 사람이다

주위의 모든것을 이렇게 따뜻하게 어루만진 사람이다

 

그 따뜻함은 긍정을 부른다

긍정의 삶에 그 자신 얼마나 가치를 두는지가 책의 곳곳에서 언급된다

그는 향년 45세에 그가 그토록이나 좋아하던 그리즐리곰에게 물려 죽는데

그것 또한 긍정하고 있었음을 예시하는 문구도 있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곰의 피를 마셨지만

내일은 곰이 나의 피를 마실 수도 있다

살아남기 위해 내가 한 생명을 희생시켰듯이

자연은 나를 희생시켜 다른 생명을 살릴 권리가 있다

 

그의 알래스카에 대한 사랑은

또한 진정한 자신을 찾는 또다른 길이기도 했다

자신의 길을 간다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일이다

그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 힘들고 외로운 마음의 여정도 글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지만 또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 나는 그와 함께

감격하고, 기뻐하고, 행복해 하고,

그리워 하고, 외로워 하고, 힘들어 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