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2~23일 화~수요일
위 치 : 경남 양산 하북 원동면, 울산 울주군 산북면
등산코스 : 신불산휴양림 하단매표소(8:10) - 이정표/신불산4.7km(8:25) - 조식(8:40) - 영축산갈림길(9:50) - 단조성터(10:50) - 영축산(1081m)(11:40)
- 신불재(12:15) - 중식(12:50) - 신불산(1159)m(2:00) - 간월재(3:00) - 죽림굴(3:45)) - 신불산휴양림 상단매표소(4:25) - 파래소폭포(5:00)
- 세족(5:35) - 신불산휴양림 하단매표소(5:50) // (중식,휴식,사진촬영포함 9시간40분)
교 통 편 : 승용차 / 대전자운대 - 북대전IC - 호남지선251 - 경부1 - 대구부산55 - 밀양IC / 250km (3시간20분)
소요경비 : 샌드위치(4,500) 유류(60,000원) 톨(28,600) // 총 93,100원
재약산이 불발된 서글픈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영남알프스 7개산 (운문산, 가지산, 천황산, 재약산,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은
모두 해발 1,000미터를 넘는 장쾌한 산들로 풍광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는 산들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이름하여 태극종주라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지도로 확인을 해보자면 이렇다
대부분 1일차에 석골사 - 운문산 - 가지산 - (능동산) - 천황산 - 재약산 - 죽전마을로 마치고 1박~
(죽전마을이 있는 69번 지방도로에는 펜션이 즐비하다)
2일차에 죽전마을 -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 배내고개로 태극종주를 완료한다
하지만 우리부부에게는 절대 안될 말씀~ㅋ
건강 찾으려다가 오히려 해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것이 우리 부부의 철칙이다
나이와 체력을 고려한 우리의 계획은
1일차 / 석골사 - 운문산 - 가지산 - 석남사
2일차 / 죽전마을 - 재약산 - 천황산 - 배내고개
3일차 / 죽전마을 - 영축산 - 신불산 - 가지산 - 배내고개
그러나 계획은 틀어지라고 있는것 ㅋㅋㅋㅋ
남편의 감기가 심해졌다
그래서 1일차를 제외하고 가기로 하고,
따라서 대전에 내려오는것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미뤘다
그런데 대전에 내려와서 알람을 새벽3시로 맞춰놓고 자는데
알람도 울리기 전 남편이 고통스러워하며 나를 깨운다
아무래도 감기가 호전되지 않는다며...
그러면 오늘 하루 몸조리 잘하고 3일차 산행이나마 건지자 하고
감기약을 다시금 챙겨먹고 잤다 (사실 나도 연이은 스케쥴로 피곤에 쩔어 있었다)
남편은 아니었겠지만 나는 죽은듯이 다시 잠들어서 7시에 눈이 떠졌다
남편도 약기운 때문인지 기운이 좀 나가지고 멍하니 그냥 하루를 보낼수는 없다며
다시금 코스 점검에 들어갔다
대전- 양산은 승용차로 3시간30분이나 걸리는 원거리다
부지런히 준비하고 떠난다 해도 오늘 봉우리 두개는 도저히 불가능하고
재약산 하나만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재약산은 그렇게 해서 우리의 영알 일정에서 살아 남은 산이었다
그런데 예보에도 없던 비 때문에 불발로 끝났으니 서글픈 얘기가 아닐 수 없다
69번 지방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왼편에 들머리 이정표가 보였다
하산해서 노숙을 해야하기 때문에 조금 더 가서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12:27)
들머리로 back~
재약산까지 5.1km
(12:29)
들머리 좌우는 돌로 축대를 쌓아 택지개발을 여러곳 해 놓았다
화살표로 사자평 방향을 알려줌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빗방울이 약하게 들었으나
비 예보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출발한 길이다
그런데 한시간 가까이 오르자 빗방울이 거세졌다
혹시 몰라 트렁크에서 비닐우산을 하나 배낭에 찔러 넣고 갔기에.....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자 산은 금새 운무로 덮였다
죽전삼거리
(1:40)
어쩌지? 하면서도 계속 길을 간다
등성이로 올라서자 바람이 거세서 우산은 잘 쓸수가 없다
평원이 펼쳐진다
바람이 너무나 거세다
게다가 앞은 안개로 가득차서 보이지 않는다
이정표가 나타나자 이 때라는 듯, 멈춰서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2:00)
감기도 완쾌가 안됐는데, 우비도 없는데, 자켓은 방수가 아닌데....
더 이상 진행을 안 해야만 하는 이유가 속출한다
그래서 이쯤에서 그냥 내려가기로....쩝
오대산부터 우리 요새 왜이러냐아
하늘하고 살풀이라도 해야 되게 생겼네
추웠다
차 안에 들어가서 젖은 옷을 갈아 입고, 침낭에 들어가
밥 먹을 생각도 안하고 내내 누워 있다가 ㅋㅋㅋ
7시쯤 차에서 나와 동네 한바퀴 산책하고
둘 다 밥생각은 없어서 이것저것 간식으로 쿨쿨한 입맛을 달래고서
다시 침낭속에 들어가 비가 계속오면 어쩌지? 걱정하다가, 졸다가,
일단 아침에 기상보고 결정하자며 또 이런저런 얘기하다 아침녘까지 푹 잤더니
세상만사 새옹지마라고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고, 날씨도 의외로 따뜻하고, 몸도 가뿐했다
계곡가로 내려가 불을 지피고, 물을 끓여 담고, 인절미.핫바등 산행중에 먹을거리를
뜨끈하게 데피는 등 준비를 마쳤더니 그제야 주위가 훤해졌다
오늘은 계획된 3일차 산행,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 배내고개 코스다
1,2일차 산행을 불발로 끝냈으니 3일차 산행만큼은 성공해야 한다
차를 날머리인 배내고개로 갖다 놓고, 328번 버스를 타고 죽전마을까지 내려와
영축산으로 오르는 것이다
69번 지방도를 계속 올라가 배내터널이 있는 고개에 이르러서
우측으로 가면
간월산 날머리가 나온다 (누구는 들머리겠지만)
이리로 내려오게 되겠군 하면서 왼쪽 너른 공터에 차를 세우고
매점에 들어가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8시 30분에야 있다는 것!!
당시 시각이 7시 15분이었는데 한시간 이상을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암담했다
그래서 히치 하이킹을 해 보려고 도로로 한참을 걸어 내려가다
남편이 솔루션을 내 놓는다
공연히 로스타임 내지 말고
죽전마을에 차를 다시 갖다 놓고 원점회귀하는건 어떠냐
그래서 차를 가지러 공터로 다시 훠이훠이 올라갔다, 후아후아===33
그런데 노란 69번 도로에 차를 세울데가 마땅치 않아서
자꾸 가다보니 파래소교를 건너 휴양림매표소까지 가게 되었다
목전에 휴양림 주차장이 있으나 유료고
그 앞에 이렇게 널찍한 주차공간이 좌우로 충분히 있어서
여기에 파킹~
(8:05)
남편의 솔루션은 탁월했지 뭔가
만약 버스를 기다려 8시30분에 타고 내려오고,
도로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면 이 곳까지는 자그만치 1.5km
청수좌골 갈림길까지만 해도 700m이니 우리는 엄청난 시간을 세이브 한 셈이었다
휴양림앞 다리를 건너
매표소에 이르렀으나 직원은 아직 출근전이었다
(8:10)
우와~ 초입부터 산세 좀 보소!!
포장도로를 따라 15분쯤 간다
파래소폭포 갈림길
(8:25)
여기서 우리는 신불산 방향으로~
그 동안 참 많은 돌길을 다녀봤지만
여긴 그 중 갑인듯~
돌길이 힘들었나, 에너지가 뚝 떨어졌다
인절미 간식을 물과 함께...
(8:35)
도중에 아무 이정표도 만나지 못한 채 영축산 갈림길에 왔다
억새만 볼 욕심이라면 신불재로 바로 올라가도 되겠다며 영축산 방향으로~
(9:50)
풍광이 수려했다
오대산에서 보지 못한 단풍을 여기서 실컷 본다
신불재로 바로 올라갔으면 후회할만한 풍광이다
능선이 가까워올수록 파란하늘이 가깝게 나타났다
하지만 구름이 많았고, 다른 방향의 구름은 어두웠다
햇살은 초단위로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억새가 제법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에 성곽터가 있는 줄 몰랐었다
(10:50)
이것은 단조산성丹鳥山城으로 신라때 축성된 석성이다
왜구를 막기 위해 지어진 성이다
丹鳥는 봉황인데 이 곳의 풍광을 생각한다면 썩 어울리는 이름이다
억새는 아직 활짝 피지는 않고 있었는데
세찬 바람때문인지 어떤것은 이미 털리고 쭉정이만 있기도 했다
신불재와 간월재의 억새를 생각해서
그리 자세히 담지는 않았다
늪지대라 어제 내린비가 아직 흥건히 괴어 있다
영축산 정상이 보인다
온 길을 되돌아 본다
신불산을 향해 가는 길도 눈팅해둔다
앞일을 알았더라면 이 곳의 억새를 좀 더 만끽했으리라
나무가 없어서, 뻗으면 닿을듯 바로 코앞으로 보이던 정상이
어째 좀처럼 접수되지 않더니만 드디어!!
(11:40)
올라서자마자 정상석은 버려두고
조망사진 찍기에 바쁘다
그러고서 비로소 정상석과 함께~
그리고 하산
신불산 가는길이 실처럼 뻗어 있다
참으로 장쾌하도다
골짜기의 단풍은 절로 탄성을 자아냈지만
보는 것 만큼 아름답게 담아지지 않았다
큰구슬붕이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더니 돌밭에까지....
억새밭 가운데 나무길은 한걸음도 아니고, 반걸음도 아니고 애매했다
그거 은근히 피곤하다
신불산쪽이 먹구름에 가려 있더니만
가까이 갈수록 하늘빛이 다르다
신불산에 가서 밥을 먹으려 했으나
아무래도 먹구름속에서 먹게 될것 같아 미리 먹기로 한다
(12:50)
다 먹어갈 즈음 구름의 진격이 시작되었다
신불재로 내려가는 길은 안개의 바다다
저 아래가 신불재지 싶은데...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불더니...ㅋㅋ
신불재의 모습이 드러난다
(1:30)
신불재에서는 추웠다
그래서 곧 신불산을 향해 올라갈 것인데도 불구하고
외투를 더 입고, 모자도 썼다
꼭대기가 안보이니 도대체 얼마를 올라가야 할지 ㅋㅋㅋㅋ
25분만 올라가면 된다 ^^^;
(1:55)
그런데 진짜 정상석은 여기 있네?
신불산엔 전망데크도 많았는데
안개에 가려 너무나 아쉬웠다
간월재 가는길에서는 도대체 뭘 더 찍을 수가 없었다
영혼없이 셔터만 누르다보니
어느덧 간월재에 다 온 것 같다
간월재 맞네
신불산-간월재는 한시간 거리인데
평소 우리의 발걸음으로는 사진찍기놀이 하느라 더 걸리련만
오히려 한시간이 채 안걸렸다
온통 안개니 뭐~
그래도 기를 쓰고 몇장 찍기는 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영축산에서 좀 더 디테일하게 찍었을 것이다
기회는
있을때 걍, 확, 무조건 잡아야 하는건데
안개에 묻힌 간월재
간월재에서는 간월산을 넘어 배내고개로 가는것이 맞다는...생각이...
휴양림까지 이어지는 3.2km의 이 포장도로를 걷고서 비로소 들었다
하지만 배내고개로 가는것은 우리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고
왕복 40분이면 되는 간월산정상도 포기한 마당이다, 넘흐 지칠까봐~
단풍이 없었더라면 참....
끝도 없을 것 같이 이어지는 포장도로~
죽림굴앞에서 좀 쉬어 가기로 했다
죽림굴은 조선후기 천주교박해때 신자들이 피신하여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 한다
근 40년동안 사목하는 신부들과 함께 100여명의 신자가 모였던 이른바 지부다
천주교에서는 성지로 삼는 이 곳은 1986년에야 그 흔적을 찾아
굴로 올라가는 계단도 만들고, 안내석도 세웠다는데 지금보니 나는 사진을 안찍었네ㅜ
드디어!!!
500m만 가면 휴양림!!
(4:25)
휴양림안은 예쁜 보도블럭길이 계곡따라 이어져 있었다
파래소폭포가 1km 남았단다
시간은 어느덧 4시반인데 어우~ 간월산 올라갔었으면 바쁠뻔 했네
근데 여기부터는 또 힘든 돌길이다, 헤헤이~
경치는 기가 막히다만은
발이 지쳐서 그런가 어째 길이 이렇게 한도끝도 없냐.....
1km 왔는데, 300m를 또 가라네, 뭐여어~
어? 저 밑에 다리가 있는데? 저기가 폭포아냐?
남편이 말한다
그런데 길은 한참을 오히려 올라가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깎아지를듯이 내려가는 계단
폭포다!!!!!
우와아~~~!!!!!
(5:00)
대단했다
돈 좀 내고 들어와도 아깝지 않을만큼~
폭포에서 20분쯤 내려온 계곡에서 발을 좀 씻었다
잠깐 담갔을 뿐인데 온갖 피로가 몽창, 다, 완조니 풀린 느낌이다
드뎌 원점~
반갑다, 아반떼야~
(5:50)
오후에 흐려지면서 내일은 비소식이 있는데
대전으로 올 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네